일상

출산율이 핫하길래 써보는 글

파브르박 2023. 3. 29. 08:05

요새 출산율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골든타임이 지났네 마네 말들이 많다. 주변에 아이를 3명 낳은 집도 몇 있지만, 대부분은 하나 혹은 둘이다. 둘이 결혼해서 둘을 낳으면 본전이지만, 하나만 낳는다면 국가 입장에선 마이너스 이기는 할 듯. 거기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들도 꽤 있으니 인구감소는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출산율에 관한 기사들이 많다 보니 사람들도 덩달아 관심이 많아진것 같다. 모두들 전문가에 빙의하여 왜 출산율이 낮아지는지 자신들만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런 의견들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는 집값이다. 집값으로 소비되는 소득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 외에 들어가야할 비용이 줄어들어 결국 아이에게 들어갈 돈을 줄이기 위해 낳지 않느 다는 것. 

그 외 다른 의견은 현대 사회가 재미있는게 너무 많다는 것. 즐거운 것도 많고, 혼자서도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보니 아이에게 쏟아야 하는 시간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주말에는 눈뜨고 있는 시간동안 아이와 함께 보낸다. 거의 내내 붙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말은 아빠 껌딱지 상태로 돌입한다. 이쁜 내 아이지만 그래도 주말 내내 붙어있다보면 사실 좀 힘겹다. 거기다 난 재미도 없는 놀이를 해주다 보면 현타가 찾아오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한다. 

그 날도 놀아달라고 오는 아이와 반쯤 영혼이 가출한 상태로 놀아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슈돌에서 출연자가 이렇게 애랑 놀아주는것 방송 되면 악플감이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가 육아를 바라보는 잣대가 방송에서 나오는 꾸며진 이미지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있어서 바라보는 기준이 꽤 높아졌다. 

속된말로 예전 세대는 아이를 낳아두면 알아서 큰다라고 생각했다. 옛날에 '누구든 태어나면서 제 밥그릇은 챙겨서 태어난다' 라는 말도 있다. 그 말이 예전 세대의 육아관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아도 부모가 일일히 보살펴주는 것도 아니었고, 학습이나 성장에 대하여 지금처럼 신경쓰면서 육아에 전념하지 않았다. 당시의 시대상이 사는 것 자체도 힘겨웠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지금도 사는건 힘들다.

반면 지금 세대의 부모들에 와서는 이런 개념들이 바뀌고 있다. 일단 '아빠 어디가?''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이 아이에게 해줘야 한다는 기준이 높아졌다. 쉬는날은 어디론가 데려가서 체험활동을 하거나 아이와 계속 놀아줘야 할 것 같고,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줘야 할 것 같다. 아이를 낳아 키우지 않던 미혼자들도 그런 프로그램들을 보면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저렇게 해줘야 하나? 근데 저렇게 하면 내 생활은?'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될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육아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심리적 부담감 역시 높아지고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발휘하여 우리 사회의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에 일조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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